어떤 꾸러미든 얼 그레이가 들어있다면, 그 꾸러미를 시작하는 차는 얼 그레이가 될 만큼 얼 그레이를 가장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역시나 이 꼼빠니 꼴로니알의 얼 그레이 슈페리어도 좋았고요.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매력있는 얼 그레이라서 차를 마시자마자 바로 가장 좋아하는 얼 그레이 5위 안에 안착시켰습니다.
언제봐도 기분이 좋은 까만색 찻잎과 그 사이사이 보이는 파란색 수레국화와 노란색 금잔화 꽃잎.
봉투를 뜯을 때부터 풍겨오던 향이 너무 좋아 코를 가까이 가져가 향을 맡으면, 꽃향기처럼 화사하지만 너무 진하지 않고 바람결에 살랑살랑 퍼지는 고운 향이 느껴져요.
차로 우리면 가향의 섬세함이 더 도드라지는데, 뜨거운 물이 찻잎에 닿자마자 상큼한 오렌지향이 툭 튀어나와 향긋함이 더해지고, 차가 좀 식어가는 중에는 달큰한 맛에 섬유향수처럼 포근한 기운이 더해져 처음과는 또 다른 향긋함을 연출합니다.
마시는 내내 결이 다른 다양한 향이 다가왔다 멀어지고 순간순간 이 차에 대해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산뜻한 여름 정원이었다가 화사한 파우더룸이기도 했고, 얇은 여름이불 속이기도 하고.
다양한 향을 뿜어내지만 그게 과하지 않아 부담스러움은 적고, 오히려 즐거움이 더해지는 차라 더 편하게 마셔볼만한 얼 그레이입니다.
찻잎 향이 좋아서 냉침으로도 한 번 우려보았는데, 아 진짜 예상했지만 예상한 것보다 더 좋은 맛이에요.
차를 마시는 내내 향수가 떠오르지만 그게 화장품의 진한 향기 같다는 의미는 아니고, 매 순간 다른 분위기의 향을 뿜어내려 입체적으로 향을 입힌 느낌.
화사한 꽃향기가 나풀나풀 풍기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상큼한 오렌지향이 톡 튀어나오고, 피부에 스며든 스킨향인가 싶다가도 곧 섬유향수가 은은하게 뿌려진 여름 이불을 두른 듯 합니다.
한겹한겹 향을 입히고 여러번 휘저어 부드럽고 신비롭게 퍼지는 향, 그런 향이에요.
향이 정말 좋아서 아주 기분 좋게 찻자리 가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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